성소모임

지청원자의 하루

지원기 일곱가지 이야기 : 일곱. 지원기 마지막 날

작성자
자비의 메르세다리아스 수녀회
작성일
2020-11-09 15:52
조회
34


 

지원기 마지막 날은 청원식 날. 빠밤..!

전날 밤 잘 때는 매우 떨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마음이 평화롭고 좋았다.

청원식을 준비하며 2박3일 피정도 다녀왔고, 공동체에 있으면서도 나름 시간을 내어 지원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지원기를 끝내며 공동체로부터 나는 좋은 평가도 받았고 부족한 점에 대한 평가도 받았다. 내가 느끼는 내적 문제들,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라 여기는 것들은 역시나 공동체에서 함께 사는 자매들도 같이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분하달까, 내가 몰랐던 나, 아직까지 살아보지 못한, 그러나 나도 이랬으면 좋겠었는 어떤 자질이 이 곳에서 살면서 나타나고 개발되는 것 같아 기쁜 평가도 있었다. 예를 들면, 단순함, 쾌활함, 자기 표현, 이런 것들.

무엇보다 청원식을 준비하며 내가 가장 감사했던 것은, 내가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정말 그랬다. 솔직히 실망, 후회, 의심, 분노..이런 것들이 지원기 끝에 나를 막아서면 어떻게 하나 미리새 어느 순간 걱정이 들었던 때가 있었다. 수도자가 되고자 하는 갈망, 방황, 식별의 기간이 퍽이나 길었던 터라, 또 그러다보니 늦은 나이에 수도회를 찾아 참 고생고생했던 터라, 아마 내가 이 수도회, 이 공동체에 대해 갖는 마음의 변화, 움직임를 더 염려했으리라.

완벽하지 않았고 늘 수도생활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했으며 아주 훌륭하지도 않았으며 아주 빛나지도 않았다. 빛과 어둠, 환희와 고통,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했다. 그럼에도 자기 자신과 내 앞의 사람, 이 세상이 그렇다는 것을 알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하느님 자리에서 계속계속 내려오고 그 자리를 내어드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뭐가 됐든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 한 때 미워해도 다음에는 서로에게 새로운 날을 열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래서...아주 훌륭하지는 않아도 참 괜찮은 사람들.

감사했다.

​(글,그림 : 청원자 송루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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