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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특강 - 회개는 복음적 삶 안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도약

작성자
채세실리아 수녀
작성일
2021-03-04 11:38
조회
382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교황청 강론 전담 라니에로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2월 26일 금요일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2021년 첫 번째 사순 특강을 진행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마르코 복음사가가 전한 사순 제1주일의 예수님 말씀으로 특강을 시작했다. 그는 각각 다른 맥락 안에서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회개의 3가지 순간을 설명하면서, “첫 번째 순간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회개하는 것은 믿는 것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말씀은 무슨 의미인가?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회개’의 의미는 뒤로 돌아가는 것, 원래의 길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으나, “예수님과 함께 회개의 의미는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의미의 변화는 “예수님께서 말의 의미를 바꾸는 것을 즐기셨기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과 함께 많은 것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아울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회개는 더 이상 뒤로 돌아감, 곧 옛 계약과 율법에 대한 순명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회개는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는 도약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하느님의 자유롭고 주도적인 계획을 통해 모든 이에게 무상으로 다가온 구원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회개와 믿음이 연속으로 일어나는 다른 두 순간이 아니라, “회개와 믿음은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특강을 이어갔다. “이 모든 것은 참된 ‘회개’, 곧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 진지한 변화를 요청합니다. 요구하시는 하느님, 명령하시는 하느님, 위협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당신 전부를 주시려고 온전히 오시는 하느님에 대한 개념으로 건너갈 것이 요구됩니다. 이 회개는, 바오로 사도가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율법’의 굴레를 벗어나 ‘은총’으로 나아가는 회개입니다.”

나에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리스도께 집중하기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회개를 언급하는 신약성경의 두 번째 장면으로 마태오 복음서의 장면을 언급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사람인가”로 논쟁하는 제자들에게 다시 회개에 대한 주제를 꺼내셨다. 제자들의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신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 18,3).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 장면에서 말하는 회개는 정말 어린 아이였던 시절로, 곧 진정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회개”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것은 이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의 회개입니다. 그 사람은 복음을 믿고 오랫동안 그리스도를 섬긴 사람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회개입니다!” 진정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과 같은 이러한 회개 없이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나에게 집중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기와 경쟁을 버려야 한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아이처럼 되라는 말은, 제자들에게는 부르심의 순간으로 돌아가라는 의미이며, 우리에게는 부르심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그 순간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제 서품을 받던 순간, 수도자로서 서원을 하던 순간, 혹은 예수님과의 참된 인격적 만남의 첫 순간으로 돌아가라는 이야기입니다. 곧, ‘하느님만으로 충분합니다’라고 말하며 그것을 믿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지근함에서 열정으로의 전환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인 요한 묵시록에서 우리는 회개를 향한 강한 초대의 세 번째 순간을 만난다. 이 편지들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지도자적 역할을 하던 이들에게 보내진 편지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특히 라오디케이아 교회에 강한 어조로 보낸 편지의 내용을 성찰하도록 이끌었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 그러므로 열성을 다하고 회개하여라”(묵시 3,15-19 참조). 이 장면에서의 회개는 “미온적인 상태, 미지근한 마음의 상태”에서 “성령에 대한 열정으로 나아가는 전환”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죄에서 벗어나 은총으로 나아가는 첫 번째 회개의 모범을 우리에게 알려줬다면,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두 번째 회개에 대한 가장 교훈적인 증거입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몸이 좋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대해 말하면서 하느님께 매료됨과 세상 것들에 대한 유혹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심과 메마름에 대한 영성생활의 체험을 이야기한 바 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성녀의 이러한 체험이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들 안에 떠오를 수 있는 “불만과 불평의 진정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성령의 침투

그렇다면 이 같은 회개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모래늪에 빠지면 스스로 다시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이러한 영적 메마름에 빠졌다가)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로마인들에게 보낸 바오로 사도의 말씀, 곧 “여러분 마음이 성령으로 타오르게 하십시오”(로마 12,11 참조)라는 말씀을 따르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안에서 변화를 일으키시는 분은 성령이시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정화의 길, 조명의 길, 일치의 길이라는 전통적인 3단계의 길을 통해 완벽을 향한 여정에 이르는 영성의 상속인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는 열성을 체험할 수 있기 전에 긴 시간 포기와 고행을 통한 수련이 필요합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러한 과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고행을 실천하기 위해선 성령에 대한 열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도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로마 8,13). 이와 관련해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성령의 작용에 따르지 않는) 개인적 금욕 수행은 헛된 수고에 그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성령의 활동 아래에서 영적으로 “명료한 도취(sobria ebbrezza)”를 체험했던, 사도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오순절의 성령의 침투”라고 설명했다.

어디서 성령의 영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가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러한 ‘명료한 도취’의 이상을 어떻게 새롭게 체험하고 나아가 역사 안에 또는 교회 안에 존재하는 상황에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사실 이 같은 체험은 사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고대 교회 교부 한 명의 말을 인용했다. “금욕과 고행으로 가득하지만 성령의 생생한 어루만짐을 체험하지 못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마치 많은 독서를 봉독하지만 (…) 사제에 의한 빵과 포도주의 축성이 이뤄지지 않은 미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성되지 않은 빵과 포도주는 (거룩한 변화 없이) 그대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성령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설명했다. 성령의 영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곳, 곧 성령의 영감의 원천은 “성체와 성경, 그리고 세 번째 가능성으로 성령 안에서의 세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성령쇄신운동(RCC) 내에서 행하는 예식은 “어떤 비밀스러운 요소를 포함하지 않으며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차분하며 기쁜 몸짓으로 구성된 예식을 겸손과 참회와 어린이가 되려는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거행한다”고 설명했다.

성령께 청하고, 성령의 자유로운 활동에 맡기기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세례·견진성사를 비롯해 혼인성사, 성품성사, 축성생활을 위한 서원 등 모든 그리스도교 생활 안에서 성령의 쇄신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사를 준비하는 사람은 훌륭한 고해성사를 통해서뿐 아니라, 신앙의 주요한 진리와 현실을 담은 살아있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교리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준비합니다. (…) 더 일상적이고 더 중요한 열매는 부활하시고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발견하는 것입니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이러한 방법이 “성령과의 강한 체험을 일으키는 유일한 길”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피정, 만남, 독서를 통해 이와 비슷한 체험을 한다”고 말했다. “비결은 마음을 다해 ‘오소서, 성령님’ 하고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라) 성령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유롭게 오시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청하는 모든 이에게 성령의 선물을 약속하셨다. 칸탈라메사 추기경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찬미의 기도와 성사에 전념하고 복음화 활동 안에서 본당의 사목적 직무에 헌신하면서 이미 이러한 것을 청했다면, 그들은 미지근함에서 열성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특강을 마쳤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그러하다면 우리라고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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